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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소설] 요셉의 재회 98

[요셉의 재회] 제3장 고뇌 제12회

제3장 고뇌 제12회 얼마나 걸었을까요. 외삼촌 라반을 찾아 갔더니 저를 반갑게 맞이해주었습니다. 참으로 반갑기도 하고 서럽기도 하여 눈물이 멈추질 않더군요. 저는 한 달 동안 그 집에 머물면서 외삼촌의 일을 도왔습니다. 그러는 저를 불쌍히 여겼는지, 아무리 친척간이라 하더라도 무보수로 일을 하도록 할 수는 없다면서 제게 월삯을 정하라고 하더군요. 그때 마침 제 머리에는 아버지의 말씀이 떠올랐지요. 아내를 맞이할진대 가나안 딸들이 아닌 라반의 딸들 중에서 아내를 맞이하라는 말씀입니다. 그에게는 당시 두 딸이 있었습니다. 위는 레아, 동생은 라헬이었습니다. 아아, 라헬. 그녀는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밧담하람에 도착하여 처음 그녀의 얼굴을 본 순간 저는 철도 없이 반해버리고 말았습니다. 들판에서 양을 모는..

[요셉의 재회] 제3장 고뇌 제13회

제3장 고뇌 제13회 희락과 포도주에 취했기 때문일까요. 자리에 눕자 저는 어느새 깊은 잠에 빠져들어갔습니다. 난생 처음 여인을 안은 것 같았으나 기억도 가물가물합니다. 그래도 저는 기쁨으로 충만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라헬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얻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게 웬 일입니까. 아침에 일어나보니 제 곁에 누워 있는 이는 라헬이 아니라 그의 언니 레아였습니다. 그녀는 시력이 약해서 실수로 제 곁에 누운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습니다. 외삼촌 라반이 저를 속이고 라헬 대신 레아를 제 옆에 누인 것이었습니다. 라반은 나쁜 사람입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습니까. 지나간 7년은 누구를 위한 세월이었단 말입니까. 평생 동안 다른 이들을 지혜로 이긴 적은 있었으나 이처럼..

[요셉의 재회] 제3장 고뇌 제14회

제3장 고뇌 제14회 알겠습니다. 됐습니다. 좋습니다. 저는 라반의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사실 이대로 나가게 된다 하더라도 제게는 아무런 재산이 없습니다. 숙식 말고는 오직 라헬을 위해 보수도 없이 7년 동안 일을 해왔기에, 이대로 나가서 가정을 꾸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머리 속에서 라헬이 떠난 적은 한 번도 없었으나, 언니 레아를 생각하니 측은하게 여겨졌습니다. 라반은 레아를 여종 실바와 함께 주었습니다. 저는 레아를 위로하고 약속대로 7일을 그녀와 함께 보내기로 했지요. 내심 불안감을 지울 수는 없었으나 다행히 7일 후에 라반은 라헬을 여종 빌하와 함께 주었습니다. 아아, 라헬과의 결혼생활은 참으로 즐거웠습니다. 이미 나이는 여든을 넘겼으나 이처럼 아름다운 여인을 아내로 맞이할 수 있었다는 ..

[요셉의 재회] 제3장 고뇌 제15회

제3장 고뇌 제15회 분명 이는 사실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큰 민족을 이루게 해주시겠다고 하였으나, 큰 민족은커녕 아이 하나 낳지도 못했습니다. 아브라함은 기다렸습니다. 아니, 더욱 고대했던 것은 조모 사라였을 것입니다. 언젠가는 하나님께서 아이를 주신다. 후사를 주신다. 그녀는 인내하고 또 인내하였습니다. 그리고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요. 사라는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기다릴 수가 없다고 말합니다. 자기를 대신하여 자신의 여종인 하갈을 통해서 득남하게 해달라고 아브라함에게 당부를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태어난 이가 이스마엘 아니겠습니까. 그 누구도 사라를 탓할 수는 없겠지요. 어쩌면 그녀는 10년을 기다렸다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 일로 인하여 한..

[요셉의 재회] 제3장 고뇌 제16회

제3장 고뇌 제16회 일이 이렇게 되니 레아도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레아도 자신의 여종 실바를 통해서 득남을 하겠다고 나섭니다. 본래 자손에 대한 욕심은 제가 강하다고 생각했으나, 그녀들의 집착에 비할 수는 없었습니다. 끝내는 레아에게서 르우벤, 시므온, 레위, 유다가, 라헬의 여종 빌하에게서 단과 납달리가, 레아의 여종 실바에게서 갓, 아셀이, 또다시 레아에게서 잇사갈, 스불론이 태어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여러분, 들어주십시오. 드디어 사랑하는 라헬에게서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아들이 태어난 것입니다. 여러분, 함께 기뻐해주세요. (관객을 돌아보면서) 여러분은 벼로 기쁘지 않으신 것 같습니다만……. 너무 그러지 마시고, 자, 제가 다시 한 번 말씀 드릴게요. 드디어 라헬에게서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요셉의 재회] 제3장 고뇌 제17회

제3장 고뇌 제17회 그러자 라반은 새로운 제안을 하지요. 그렇다면 새로운 보수를 저더러 정하라는 것입니다. 얼마든지 주겠다고 하는군요. 저도 간교하다는 말을 들어왔지만 이 인간도 보통이 아닙니다. 그런 면에서는 저보다도 한 수 위입니다. 제가 자기 자신을 위해 얼마나 헌신적으로 일하고 얼마나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존재인지를 그는 분명히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더 이상 속지 않습니다.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다른 사람과 나누기를 철저하게 거부하는 사람, 아무리 피를 나눈 저라 하더라도 자신의 것은 단 한 푼이라도 절대로 주지 않을 사람이라고 하는 것을 저는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아쉬운 마음에 저렇게 말을 하고 있기는 하나, 결국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지키기 위..

[요셉의 재회] 제3장 고뇌 제18회

제3장 고뇌 제18회 그러나 제가 누구입니까. 그렇습니다. 저는 야곱입니다. 장자의 명분을 빼앗고, 아버지의 마지막 축복도 빼앗은 제가 이 정도로 포기를 하겠습니까. 라반이 그렇게 나온다면 저는 물러설 수 없지요. 라반이 라반이라면 야곱도 야곱입니다. 이제부터는 제가 움직일 차례입니다. 우선 버드나무와 살구나무, 그리고 플라타너스의 푸른 나뭇가지들을 모아와서는 껍질을 벗겼습니다. 이를 양들이 물 마시는 곳에 꽂아두면 얼룩무늬가 생깁니다. 왜 이렇게 했냐 하면, 가축들은 이 물 마시는 곳에 와서 짝짓기를 하거든요. 얼룩무늬 나뭇가지를 보고 짝짓기를 한 가축들은 얼룩무늬 새끼들을 낳고, 이를 보지 않고 짝짓기를 한 가축들은 무늬 없는 새끼들을 낳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튼튼한 가축들이 짝짓기를 할 때에는 이 ..

[요셉의 재회] 제3장 고뇌 제19회

제3장 고뇌 제19회 이를 직감한 저는 이제 이곳을 떠나 제 고향 가나안으로 돌아갈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지요. 언제까지 저 악랄한 라반 집에서 눈치밥을 먹으며 살아가야 하겠습니까. 이제 때는 무르익었습니다. 요셉, 그리고 레아로부터 얻은 사랑하는 딸 디나도 장거리 여행에 견딜만한 나이가 되었습니다. 저는 라헬과 레아를 설득해야만 했습니다. 이보시오. 내가 당신 아버지 밑에서 20년 동안이나 섬겨왔소. 그런데 당신들 아버지가 나한테 한 일을 생각해보시오. 당신들도 직접 봤으니 알지 않겠소. 내가 이렇게 해서 소출이 늘어나면 계약 조건을 바꾸어서 저렇게 하자고 하고, 저렇게 해서 또 내 소출이 늘어나면 이제 또 이렇게 바꾸자고 한 게 열 번은 될 것이오. 하지만 그럴 때마다 하나님께서 나와 함께 해주신 덕분..

[요셉의 재회] 제3장 고뇌 제20회

제3장 고뇌 제20회 라반이 돌아간 후 저는 이제 더 큰 문제를 해결해야 했습니다. 제가 태어나고 자란 땅, 그리운 가나안 땅으로 돌아가는 데에 가장 마음에 걸렸던 부분은 아무래도 에서였습니다. 20년이나 지났습니다. 에서를 피해 집을 나섰을 때가 77세였으나 지금은 97세, 이제 조금 있으면 100세입니다. 서로 나이도 먹을 만큼 먹고 철도 들을 만큼 들었으니 과거 일을 좀 잊어주었으면, 그리고 나를 받아주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에서의 화가 가라앉으면 연락을 주겠다고 했던 어머니 리브가로부터 소식이 오는 일은 없었습니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불안해서 어쩔 줄 몰랐습니다.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는 마지막 관문 얍복 나루에 다다랐습니다. 너무나도 초조한 마음에 우선 하인을 하나 보내어 형님의 동생 ..

[요셉의 재회] 제3장 고뇌 제21회

제3장 고뇌 제21회 이와 같은 작전이 성공해서 형님은 저를 받아주셨습니다.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모릅니다. 저는 남은 모든 재산을 이끌고 가나안 땅 세겜에 무사히 당도했습니다. 이제서야 저는 진정으로 독립하여 훌륭한 가정을 꾸릴 수 있으리라 믿었습니다. 평화롭고 풍요로운 생활을 보낼 수 있으리라 믿었습니다. 이제부터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이삭에게 주신 언약을 성취하는 민족으로 성장해 나아갈 줄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너무하지 않으십니까. 어찌하여 이런 꼴을 당해야 한단 말입니까. 하나님께서 레아를 통해 주신 사랑하는 딸 디나가 가나안 땅 세겜 젊은 추장이라는 놈으로부터 강압적으로 수치를 당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저는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러자 젊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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