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소설] 요셉의 재회

[요셉의 재회] 제3장 고뇌 제19회

홍성필 2021. 8. 12.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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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고뇌 제19회

이를 직감한 저는 이제 이곳을 떠나 제 고향 가나안으로 돌아갈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지요. 언제까지 저 악랄한 라반 집에서 눈치밥을 먹으며 살아가야 하겠습니까. 이제 때는 무르익었습니다. 요셉, 그리고 레아로부터 얻은 사랑하는 딸 디나도 장거리 여행에 견딜만한 나이가 되었습니다.

저는 라헬과 레아를 설득해야만 했습니다.

이보시오. 내가 당신 아버지 밑에서 20년 동안이나 섬겨왔소. 그런데 당신들 아버지가 나한테 한 일을 생각해보시오. 당신들도 직접 봤으니 알지 않겠소. 내가 이렇게 해서 소출이 늘어나면 계약 조건을 바꾸어서 저렇게 하자고 하고, 저렇게 해서 또 내 소출이 늘어나면 이제 또 이렇게 바꾸자고 한 게 열 번은 될 것이오. 하지만 그럴 때마다 하나님께서 나와 함께 해주신 덕분에 이처럼 야곱의 집은 번창할 수가 있었소. 마침 얼마 전, 내 꿈 속에 하나님의 사자가 나타나셔서 말씀하시기를, 나더러 여기를 떠나 내가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라 하시지 않겠소. 지금까지 나는 당신들 아버지 밑에서 할만큼 했소이다. 이제 내 고향으로 떠납시다.

그러자 다행스럽게도, 참으로 다행스럽게도 라헬과 레아 두 아내는 선뜻 따르겠다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주저할 이유가 어디 있겠습니까. 저는 서둘러 채비를 하고는 재빨리 아이들과 아내들을 낙타에 태우고서 가축들을 이끌고 길을 떠났습니다.

짐작은 했었지만 역시 라반은 우리를 추격해왔더군요. 저희가 길을 떠난 지 일주일이 되던 날입니다. 그 모습이란 살기가 등등하여, 마치 당장이라도 저희를 때려잡을 기세였습니다.

저는 당당했습니다. 라반이 도착하자마자 저는 그에게 항의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당신을 위해 얼마나 희생하고 얼마나 노력하고 얼마나 성실히 임했는지 온 천하가 다 아는 일입니다. 무엇보다 결과가 말해주고 있지 않습니까. 맹수들에 의해 양이나 염소들이 피해를 입게 되면, 당신은 저에게 물어내라고 하셨지요. 낮에는 더위와 싸우고 밤에는 추위와 싸워가며 당신을 위해 지금껏 일해왔습니다. 제 말이 틀렸습니까?

대답에 궁해지자 라반은 뜬금없이 자신의 집에서 우상을 도둑질해갔다고 하지 않겠습니까.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옵니다. 아브라함과 이삭으로 이어지는 언약의 계보를 이어갈 이 장자 야곱이 왜 그 따위 우상 같은 것을, 그것도 라반의 집에서 훔칠 이유가 어디 있다는 말입니까. 온 집안을 뒤지고 돌아간 라반을 이제 볼 날도 없겠지요. 참으로 지긋지긋한 세월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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