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소설] 요셉의 재회

[요셉의 재회] 제3장 고뇌 제17회

홍성필 2021. 8. 12.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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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고뇌 제17회

그러자 라반은 새로운 제안을 하지요. 그렇다면 새로운 보수를 저더러 정하라는 것입니다. 얼마든지 주겠다고 하는군요. 저도 간교하다는 말을 들어왔지만 이 인간도 보통이 아닙니다. 그런 면에서는 저보다도 한 수 위입니다. 제가 자기 자신을 위해 얼마나 헌신적으로 일하고 얼마나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존재인지를 그는 분명히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더 이상 속지 않습니다.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다른 사람과 나누기를 철저하게 거부하는 사람, 아무리 피를 나눈 저라 하더라도 자신의 것은 단 한 푼이라도 절대로 주지 않을 사람이라고 하는 것을 저는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아쉬운 마음에 저렇게 말을 하고 있기는 하나, 결국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지키기 위해서 저를 또다시 도구로 쓸 셈입니다. 이제 더 이상 그 수에 넘어가지는 않습니다.

저는 라반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만약 당신이 제 청을 들어주신다면 품삯을 지금 주지 않아도 됩니다. 그 대신 앞으로 새롭게 태어날 가축들 중에서 얼룩무늬, 줄무늬나 검은 색 양들, 그리고 점박이와 얼룩무늬 있는 염소들이 나오면 제 품삯으로 쳐주십시오. 이런 것들은 제 우리로 가져가도록 하겠습니다. 만약 언제든지 제 우리를 돌아보시고 얼룩무늬, 줄무늬나 검은 색이 아닌 양들이 있다거나, 아니면 점박이나 얼룩무늬 외의 염소가 있다면 이는 모두 도둑질한 것으로 생각하시면 되지 않겠습니까.

욕심 많은 라반이 이 제안을 물리칠 이유가 없지요.

그는 말합니다.

그래, 좋다. 그러고 나서 라반은 어지간하게 부지런히도 움직이더군요. 우선 자신이 가진 가축들 중에서 무늬가 있는 염소와 검은 양들, 조금이라도 줄무늬가 있거나 검은 색을 띌 것만 같은 놈들을 가려내어 모두 자기 아들들한테 나누어주었습니다.

남은 흰색 양들과 무늬가 없는 염소들을 라반의 것으로 삼고, 이들을 제 손에 맡겼던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텅 빈 제 우리로부터 사흘길이나 떨어진 곳에 자신의 새로운 우리를 만들었더군요. 이제 절대로 서로의 가축들이 섞이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 한 것입니다. 도대체 이 인간은 얼마나 지독한지 모르겠습니다. 얼마나 자기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니까요.

자, 이제부터 드디어 이 야곱의 힘을 발휘할 때가 왔습니다. 무늬가 없는 염소들을 교배시켜 무늬가 있는 염소들로 만들어 내야 합니다. 흰 양들을 교배시켜 무늬 있는 양들과 검은 양들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하하하. 여러분은 이게 쉽게 들리나요? 이건 말이죠. 좀 과장되게 말하자면, 물과 물을 섞어서 술을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 상식적으로 본다면 잘될 리가 전혀 없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것을 성공시키지 않으면 제 몫, 제 보수를 챙길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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