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소설] 요셉의 재회

[요셉의 재회] 제3장 고뇌 제22회

홍성필 2021. 8. 12.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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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고뇌 제22회

하몰이 그의 아들과 함께 그곳 사람들에게 이와 같이 전했더니 과연 추장과 그의 아버지입니다. 모든 남성들이 함께 할례를 받겠다고 했다는군요. 솔직히 놀랐습니다. 어쩌면 저희 집안 재물을 탐했는지도 모르죠. 그들과 함께 살게 되면 우리와 거래도 하게 될 텐데, 우리에게 재물이 없다면 그들이 반길 이유도 없었겠지요. 아이들이 선택했으니 늙은 저는 따를 수밖에요. 이제 혼인준비를 어떻게 해야 하나 하다가도, 마음에 상처를 입은 디나를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들이 할례를 시행하고 사흘째 되던 날, 충격적인 소식을 알게 되었습니다. 시므온과 레위가 세겜 땅으로 쳐들어가서, 할례 때문에 아직 아파하고 있는 남자들, 하몰과 그의 아들인 젊은 추장을 포함하여 모두를 칼로 죽이고 디나를 데려왔다는 것입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잇사갈과 스불론까지 가세하여 그곳 가축들과 재물들을 약탈하고 노략했다고 하지 않겠습니까.

아아, 저는 절망했습니다. 도대체 일이 왜 이 지경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시므온과 레위를 책망했지요. 어찌 이런 끔찍한 일을 저질렀냐고 말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당당했습니다. 아직도 살기 어린 눈빛이 반짝입니다. 자신들의 동생을 그 지경으로 만들어 놓았는데 어찌 잠잠할 수 있냐고 말합니다. 

아아, 우리는 여기에 머물 수 없습니다. 아들들이 한 일을 듣고 다른 민족들이 공격해올지도 모르는 노릇 아니겠습니까. 빨리 피해야 합니다. 저는 곧바로 아버지와 형님이 계신 곳 가나안 헤브론 골짜기로 가려 했습니다.

그런데 불행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지요. 베들레헴 근방을 지나고 있을 때 라헬에게 진통이 있기 시작하더니 아들 베냐민을 낳았습니다.

아아……. 기뻐요? 예, 기쁜 일이지요. 하지만 라헬은 베냐민을 낳고는, 베냐민을 낳고는…… 죽고 말았습니다. 아아, 라헬, 라헬, 사랑하는 라헬아……. 내가 그대에게 해주고 싶은 일들이 너무나도 많았는데, 그대를 얻기 위해 7년을 일하고, 함께 한지 아직 14년밖에 안 됐는데 이렇게 헤어지다니요. 이렇게 허망하게……. 이렇게……. 아아, 라헬아……, 라헬아…….

-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소리 내어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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