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소설] 요셉의 재회

[요셉의 재회] 제3장 고뇌 제24회

홍성필 2021. 8. 12. 08:05
반응형

제3장 고뇌 제24회

재산도 많이 모았지요. 그토록 야박하게 구는 라반 밑에 있으면서도 6년 동안에 이처럼 많은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니 그야말로 기적입니다. 무늬 없는 양이나 염소한테서 무늬 있는 놈들을 낳게 만드느라고 제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하나님도 보고 알고 계시죠? 참으로 뼈를 깎는 고통의 나날이었습니다.

그래요……. 그렇습니다.

목숨을 걸고 장자권과 아버지의 축복을 빼앗았건만, 그 결과 형님으로부터 도망치는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라헬을 얻기 위해 14년간, 라반 밑에서 돈도 못 받고 혹사 당했습니다.

사악한 라반 밑에서 재산을 모으기 위해 6년 동안 피땀을 흘렸습니다.

사랑하는 딸인 디나는 이방인들에게 수치를 당하게 되었지요.

이 때문에 시므온과 레위는 살인자가 되고 말았습니다.

저는 그 동안 모아왔던 재산의 상당부분을 에서 형님한테 바쳤습니다.

얍복강을 건너기 전 부상을 입어, 지금은, 자, 보세요. (다리를 절면서 걸어 보인다) 다리까지 절게 되었지요.

그토록 오랜 세월 동안 고생을 감수하면서 얻은 라헬은 너무나도 일찍 저의 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사랑스러운 요셉은……. 사랑스러운 요셉은 맹수에 의해 그만 죽임을 당했습니다.

아아, 요셉아, 요셉아.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는 흐느껴 운다)

(얼굴을 가린 채로) 라헬아, 미안합니다. 당신을 위해서라도 요셉을 지켰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구만. 내가 장차 당신을 만날 면목이 없구려. 요셉이 살아있었더라면 이제 나이 서른도 넘었을 텐데, 꿈도 펼쳐보지 못하고 열 일곱이라는 어린 나이에 죽고 말다니……. 라헬아, 정말 미안하네. 정말 미안해…….

(얼굴을 가리던 손을 내리고는 갑자기 옆을 돌아보며)

그런데 네 이 놈들! 기껏 이집트에 보내서 식량을 사오라고 했건만 시므온을 인질로 붙잡히고 온 주제에, 이제 나한테서 요셉만도 부족하여 이번에는 베냐민까지 빼앗아 가려는 게냐! 이 나쁜 놈들아. 너희들이 이 늙은이를 위해서 해준 게 뭐냐 이 나쁜 놈들아. 이 나쁜 불효자식들아!

(털썩 주저 앉고는 기침을 한다…….)

(허기가 진 목소리로)

하……. 하……. 콜록콜록……. 하……. 하……. 비가 오지를 않는구나. 곡물이 나지도 않는구나. 저기 땅들을 보거라. 붉은 빛으로 타들어가는 저 넓은 땅들을 보거라. 하늘에서 불덩이가 쉼 없이 쏟아지는 것 같구나.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께서 어찌하여 이와 같은 시련을 주시는지 모르겠구나.

목숨을 걸고 지혜를 짜내어서 얻어낸 것이 이것이란 말이더냐……. 이게 전부라는 말이더냐……. 그토록 노력해서 얻어낸 결과가 고작 이게 전부라는 말이더냐…….

하……. 하……. 콜록콜록……. 그래, 이제 마음대로 해라. 데려가. 그래, 베냐민을 데려가거라. 이래 죽어도 저래 죽어도 매한가지 아니냐. 만약에 잃게 되면, 잃게 된다면……. 콜록콜록……. 하……. 하……. 그래……. 어여 다녀 오너라……. 어여……. 어여…….

 

제3장 막.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