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소설] 요셉의 재회

[요셉의 재회] 제3장 고뇌 제1회

홍성필 2021. 8. 13.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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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고뇌 제1회

등장인물 : 
야곱


장소 :
야곱의 집




- 조명은 스포트라이트 뿐
- 조명이 밝아진다 (또는 막이 오른다)
- 중앙에는 야곱이 옆(좌우 가능)을 보고 서 있다.


(옆을 보고 아들들에게 이야기한다)


하……. 하……. 콜록콜록……. 하……. 하……. 비가 오지를 않는구나. 왜 비가 오지 않는 게냐. 곡식을 수확할 수도 없지 않는가. 저기 땅들을 보거라. 붉은 빛으로 타들어가는 저 넓은 땅들을 보거라. 하늘에서 불덩이가 쉼 없이 쏟아지는 것 같구나.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께서 어찌하여 이처럼 시련을 주시는지 모르겠구나.

먼 옛날 아브라함을 부르셔서 자손들에게 주시겠다고 하신 땅이 바로 이 곳 아니냐. 가나안 땅 아니냐. 축복의 땅 아니냐. 약속의 땅이 아니냔 말이다. 그런데 어찌하여 이처럼 타 들어가는 것이냐. 어찌하여 이처럼 풀 한 포기 나지 않는 폐허가 되고 말았느냔 말이다.

얘들아, 이제 곡식이 떨어졌구나. 어서 이집트에 다녀와야 하지 않겠느냐. 저기 잡초들처럼 우리마저도 이 땅에서 이대로 말라 죽어야 한단 말이냐. 너희도 다녀와서 알겠지만 이집트에는 식량이 넘쳐난다 하지 않았느냐. 기름진 땅에서 사람마다 배불리 먹고 기뻐 노래한다 하지 않았느냐.

모르겠구나. 난 정말로 모르겠구나.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이 우리를 속이셨는가. 어찌하여 축복의 땅 히브리는 기근으로 썩어 들어가고, 저 이방의 땅, 하나님을 모르는 저들 이집트는 곡식으로 넘쳐난단 말이냐.

얘들아, 또다시 다녀오려무나. 돈이라면 있지 않더냐. 예전에 곡식을 사올 때에는 어찌된 영문인지 그 비용이 모두 주머니 안에 들어있었다고 하는데, 너희들이 설마 식량을 훔쳤을 리가 없겠지. 암, 믿고 말고. 지난 번에는 뭔가 착오가 있었던 게야. 이번에 갈 때는 전날 식량 값까지 모두 가지고 가거라. 이런 먹지도 못할 돈 같은 건 얼마든지 가져가라.

어서 가서 식량을 사오거라. 그리고 잡혀있는 레위……. 아니, 시므온, 시므온도 데려오려무나…….

너희들, 이번에 가면 절대 딴 짓을 하지 말거라. 도대체 무슨 짓을 했기에 정탐꾼이라는 누명을 쓰게 되었느냐. 허허어. 아무 짓도 안 했을 리 있겠느냐. 이집트가 어떤 나라인지 너희도 잘 알지 않느냐. 이 세상의 모든 부귀와 영화가 모두 그 곳에 있는 것만 같다 하지 않았더냐.

어서 다녀 오너라. 어서 다녀 오너라. 그래, 레위……, 아니, 시므온이었지? 방금 말하지 않았느냐. 그래, 시므온도 잊지 말고 데려오려무나…….

뭐? 뭐라구? 안돼! 안 된다면 안 되는 거야! 너희들은 도대체 왜 그리도 말귀를 못 알아 먹는 게야. 이 늙은이한테서 똑같은 말을 몇 번이나 하게 만드느냐 이 말이다. 이 녀석들아. 내 나이가 벌써 130이다. 이대로 여기서 죽어야 속이 시원하겠느냐. 이 노인네를 괴롭혀서 그렇게 빨리 죽어버렸으면 좋겠냐 이 말이다! 콜록콜록……. 하…….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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