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소설] 요셉의 재회

[요셉의 재회] 제3장 고뇌 제3회

홍성필 2021. 8. 1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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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고뇌 제3회

항상 그러면서 잠에서 깨어납니다. 심장은 가슴을 두드리고 온몸은 식은땀으로 젖어있지요. 그리고 오른손에는 있는 힘껏 무엇인가를 잡아 당긴듯한 촉감이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웃으실지 모르겠습니다만, 그것은 틀림없이 130년 전 제가 태어날 때 기억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이대로 있어서는 안 돼! 머물러 있으면 안 돼! 팔을 뻗어! 손으로 잡아!

이 목소리는 제 평생을 따라다녔습니다. 어쩌면 아버지의 모습을 달갑지 않게 보았던 어머니 리브가의 영향이 컸는지도 모르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어머니는 매사에 적극적이었습니다. 

두 분의 만남은 이랬습니다.

아버지 결혼상대를 찾기 위해 조부 아브라함은 가장 신뢰하는 종을 시켜서 자신의 고향인 ‘아람 나하라임’이라고도 불리는 메소포타미아로 보내셨지요. 그가 도착한 때는 저녁 무렵이었다는군요. 낙타들을 데리고 성 밖에 있는 우물가에 머물러있었더니 마침 여인들이 물을 길으러 나왔다고 합니다.

그 때 이 종이 기도하기를 물을 길으러 오는 여인한테 물을 달라고 했을 때에 자신만이 아니라 낙타들한테까지 물을 마시게 하는 여인을 하나님께서 주인의 아들 이삭의 부인으로 선택한 것인 줄 알겠다고 했다는군요.

이는 참으로 무모한 기도입니다. 당시 이 종이 끌고 간 낙타만 하더라도 열 마리나 됩니다. 여러분, 여인의 힘만으로 그렇게 많은 낙타에게 물을 마시게 한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상상이 가시나요? 그것도 보통 낙타가 아니에요. 몇 날 며칠 동안 광야를 걸어서 목이 바싹 마른 낙타, 그 낙타가 열 마리입니다.

이 낙타들한테 물을 먹인다는 일은 성인 남자한테도 수고로운 일이었을 겝니다. 분명 상당한 수고와 시간이 필요했겠지요. 그런 일을 해줄 여인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데 말이에요. 어찌된 일인지 있었다 이 말입니다. 그러 여성이 있었다는 거예요. 바로 미래의 제 어머니 리브가였습니다. 어머니는 이처럼 머물러 있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움직이는 사람, 팔을 뻗는 사람, 손으로 잡는 사람이었습니다.

어머니가 낙타와 우물 사이를 몇 번이고 왔다 갔다 하면서 고군분투를 하고 있는 모습을 이 종은 묵묵히 지켜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정말로 이 여성이 주인님의 아들 이삭의 결혼상대로서 하나님이 선택하신 인물인지 어떤지를 확인하고 싶어서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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