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소설] 요셉의 재회

[요셉의 재회] 제3장 고뇌 제5회

홍성필 2021. 8.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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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고뇌 제5회

하루는 아버지가 우물을 팠었던 적이 있었지요. 그런데 이웃이 와서 그 우물을 내놓으라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그럴 때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렇습니다. 싸워야지요. 다투어야지요. 지켜내야지요. 물리쳐야 하지 않겠습니까. 당연하지요. 그러나 아버지는 이를 양보했습니다. 그냥 내주었지 뭡니까. 그리고는 다른 곳으로 옮겨 우물을 팠습니다. 그랬더니 또다시 이웃들이 시비를 겁니다. 그 우물을 내놓으라는 것입니다. 이제는 싸우겠지. 인내심도 한계에 이르렀겠지 하고 짐작했었지만, 아버지는 이 때도 역시 내주었습니다. 고생해서 땀 흘려 파낸 우물을 땡전 한 푼 받지 않고 줘버렸지 뭡니까. 어머니는 이를 보시고서 얼마나 속이 상했는지 모릅니다.

저는 그렇게 살지 않을 것입니다. 내 것을 내 것이라고 당당히 주장하며, 내가 차지해야 할 몫은 반드시 차지하면서 살아가려고 다짐을 했었지요. 이대로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가만히 머물러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팔을 뻗어 손으로 잡고야 말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잡아야 할까요. 돈? 재산? 그런 것은 이미 있습니다. 아무리 어리숙한 아버지가 여기저기 나누어주었다 하더라도 충분히 남아 있을 만큼 아브라함은 유산을 남겨주셨습니다. 그리고 돈이나 재산을 탐한다는 것은 어리석고 유치한 짓입니다. 더구나 하나님을 믿고 신뢰하는 자로서 너무나도 부족한 욕심입니다. 이는 마치 저 나무에 달린 과일 하나를 탐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과일 하나? 열매 하나요? 그런 것은 모두 저 무지한 에서한테나 줘버려도 아깝지가 않겠지요. 저는 그 과일이나 열매가 달린 나무 한 그루를, 아니, 그 나무로 메워져 있는 숲을, 그 숲들로 가득 찬 저 산들을 모두 차지하고야 말겠다는 다짐을 했었습니다.

이 야곱은 집안에 굴러다니는 돈이나 가축 몇 마리 정도 가지고 만족할만한 그릇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제가 차지하고자 했던 것은 그 외 모든 것! 아버지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내 차지로 만들고자 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상속권을 얻어야 합니다. 간발의 차이로 나중에 태어났다고 해서 모든 것을 잃어버릴 수야 없지 않겠습니까. 다른 것은 용납하더라도 저 에서에게 상속권을 빼앗길 수는 없었습니다. 하나님의 계보를 더럽힐 수는 없었습니다.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으로 이어지는 축복의 계보는 에서의 하나님이 아닌, 무슨 일이 있더라도 야곱의 하나님이 되어야 합니다. 

(기침을 한다)

오직 그것만이 내가 살아갈 길, 내가 축복을 받을 수 있는 길이었던 것입니다!

(심하게 기침을 한다)

(목상태를 가라앉히기 위해 이 때를 대비해 음료 등을 준비해놓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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