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소설] 요셉의 재회

[요셉의 재회] 제1장 결단 제17회

홍성필 2021. 8. 13.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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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결단 제17회

 왕좌 앞에 나아가 예를 갖추자, 이집트로 끌려온 히브리 인이 왕궁 법도를 안다는 사실에 조금 놀랐다고 말씀해주셨소. 폐하는 말씀을 이어가셨네.
 너는 꿈 해석을 잘 한다고 하지 않은가. 내 꿈을 해석해보라.
 나는 놀라서 주위를 돌아보자 폐하 곁에 술 담당관께서 계시지 않는가. 나를 바라보시는 눈빛이 기뻐하는 것인지 미안해하는 것인지 잘 알아볼 수 없었네.
 아마도 2년은 지났을 것이오. 많은 일들이 내 눈앞을, 그래, 그 순간 내 눈앞에 여러 일들이 지나가는 것만 같았소.
 폐하의 노여움을 사서 요리 담당관과 함께 끌려왔던 첫날의 기억. 감옥생활의 고통을 호소하던 때의 모습, 꿈 해석을 듣고는 기뻐하시던 모습, 그리고 그 날, 폐하의 부름을 받아 나가시던 뒷모습.
 곧바로 달려가서는 왜 지금까지 아무런 소식도 없으셨느냐고 다그치고 싶었으나, 그 표정을 보고 모든 것을 용서하기로 했네. 야속함보다는 반가움이 넘쳐 나왔소. 당장이라도 손을 마주잡고 싶었으나, 그 때는 그저 웃음으로 인사를 나눌 수 밖에는 없었소. 그래. 모든 것은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것. 누구를 탓할 수 있겠는가.
 처음으로 뵙는 폐하의 얼굴은 대단히 야위어 보였소. 말씀에 의하면 꿈을 꾸셨으나 아무도 해석할 수가 없다고 하시네. 그 꿈이라는 게 바로 이런 것이었소.
 꿈 속에서 폐하께서는 나일 강가에 서 계셨는데. 아름답고 살찐 암소 일곱 마리가 강가에서 올라와 풀을 뜯어먹고 있었더니, 그 뒤에서 흉측하고 바싹 마른 암소 일곱 마리가 강가에서 올라오자, 앞서 있던 암소 일곱 마리를 잡아먹었다고 하셨네. 폐하께서 깨었다가 다시 잠이 드셨는데, 이번에는 한 굵은 줄기에 실한 일곱 이삭이 나오더니, 그 뒤를 이어 가느다란 일곱 이삭이 나와서는 앞서 있던 실한 일곱 이삭을 삼켜버렸다는 걸세.
 폐하께로부터 이 말씀을 듣는 순간 나는 확신했소. 이것은 내 짐작이나 억측이 아니오. 내가 스스로 고민하거나 생각할 틈도 없이 하나님께서 내게 지혜를 허락하셨네. 어찌 그 해석을 의심할 수가 있겠소. 의문의 여지가 없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소. 그것은, 하나님께서 폐하께 두 번이나 꿈을 보이셨다는 점일세. 이는 분명히 이루려고 하시는 하나님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고 계시다는 것이오. 
 이토록 명쾌한 뜻을 이토록 총명하고 박학다식한 분들께서 풀지 못했다는 사실이 이상할 정도였소.
 내가 서 있던 자리가 어디인가. 위대한 폐하 안전이네. 입을 잘못 놀리면 그 자리에서 목이 달아나는 상황이었네만, 주저할 틈도 없이 내 입이 먼저 움직이고 있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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