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소설] 요셉의 재회

[요셉의 재회] 제2장 갈등 제8회

홍성필 2021. 8. 13.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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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므온 : 우리 족보에 이기적인 양반이 아브라함 뿐이겠냐. 우리 인류의 시초인 아담부터 따져봐야겠지. (형제들을 돌아보며) 하나님이 아담과 하와를 지으시고 에덴에서 살게 했을 때, 하나님이 먹지 말라고 했던, 그 뭐냐…… 선악을 알게 하는 열매인지 뭔지를 따 먹어버렸기 때문에 우리까지 이렇게 고생하고 있는 것 아냐. 그 때 그런 짓만 안 했어도 지금 우리처럼 배고파할 일도 없고 아무런 걱정 없이 에덴에서 편안하게 두 다리 뻗고 잘 살았을 텐데 말이야.

레위  : 뱀인지 뭐인지한테 속아 넘어갔다잖소.

시므온 : 얼마나 미련하고 모자라면 그딴 것한테 넘어가겠냐. 그것도 얼마나 한심한 지 내 얘기를 들어봐. 하와는 그 열매를 따 먹으면 하나님처럼 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넘어갔다잖아? 이기적? 그것도 하나님처럼 돼? 그러고 싶어서 그걸 낼름 따먹었단 말이야? 아니, 지가 하나님처럼 돼서 뭘 어쩌겠다는 건데? 예나 지금이나 여자란 변한 게 없어. 항상 여자들이 하는 소리들은 얼마나 비현실적이고 미련한지 모르겠단 말이야.

유다  : 단순히 하와만 탓할 수는 없습니다. 아담에게는 적어도 두 가지 잘못이 있습니다. 첫째는, 분명히 하나님으로부터 그 열매를 먹지 말라고 하는, 먹으면 정녕 죽으리고 하는 말씀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 말씀을 하와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때문에 뱀으로부터 유혹을 받았을 때 ‘이 열매를 먹으면 반드시 죽는다’가 아닌 ‘죽을지도 모른다’고 이해했던 것입니다. 만약에 보다 정확하게 말씀을 하와에게 전했더라면 인간이 타락하는 일은 없었을 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둘째는, 하와가 말씀을 어길 때에 아담은 말리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분명히 하와를 아담의 관리 하에 두셨지만 아담은 그 책임을 다하지 않고 오히려 하와가 넘어질 때 같이 넘어지는 실수를 범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이와 같은 아담을 어찌 흠이 없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또한 그토록 잘못이 있는 아담과 하와를 멸망시키지 않고 살려둔 것은 하나님의 은혜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인간은 처음에 자신이 벌거벗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합니다만, 이는 인간이 무지해서가 아닐 것입니다. 아무리 나 스스로가 가진 것이 없더라도 말씀 안에 거할 때 무엇이 두렵겠습니까. 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을 어기고 하나님의 보호막이 사라졌을 때 비로소 자신이 벌거벗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입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었던 일이라곤 기껏해야 무화과 나뭇잎을 엮어서 엉성한 옷을 만드는 일 정도였습니다. 그 때 하나님은 어떻게 하셨나요. 하나님은 가죽 옷을 두 사람에게 주셨습니다. 가죽 옷이라고 하는 것은 피흘림의 희생을 의미합니다. 희생이 없으면 얻을 수가 없고, 희생의 결과로서 얻을 수 있는 것이 가죽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에 대한 하나님의 은혜는 지금도 부어주고 계십니다. 온 천하가 끔찍한 가뭄에 뒤덮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우리를 버리지 않으시고 이집트까지의 길을 열어주시지 않으셨습니까.

레위 : 글쎄다, 아우야. 네 말이 틀렸다고는 않겠다만, 최소한 지금은 그 말이 그리 옳게 들리지 않는구나. 살 길이 열렸는지 죽을 길이 열렸는지 모르지 않냐. 저 총리 나으리가 우리를 죽이려고 환장하지 않았냐 이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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