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소설] 요셉의 재회

[요셉의 재회] 제6장 순종 제2회

홍성필 2021. 8. 12. 07:31
반응형

제6장 순종 제2회

오늘 저들을 보면, 참으로 사람은 안 변하는 것 같습니다.

르우벤을 보셨습니까. 아버지의 침상을 더럽힌 그는 여전히 형제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는 것 같습니다. 딱한 인간입니다. 다만 그 때 저들이 제 목숨을 빼앗으려 할 때 저를 지켜준 것만은 기억하고 있습니다.

시므온과 레위는 어떻습니까. 저들한테서는 살기가 넘칩니다. 무참히 살인을 저지른 그들의 손에는 아무리 씻어도 씻기지 못할 피가 흠뻑 젖어 있습니다. 그 피들이 소리칩니다. 세겜인들의 원한 맺힌 피, 원한에 찬 외침입니다. 증오의 외침입니다. 원통함을 호소하는 피의 외침입니다. 한탄입니다. 아아, 그들의 두 눈을 보셨습니까. 그 눈초리는 사람을 살리는 눈이 아니라 죽이는 눈입니다. 저들의 눈과 귀는 막히고 저들의 정수리에서 발끝까지 모두가 죄에 물들어 있습니다.

베냐민만 없었다면, 그 자리에 베냐민만 없었더라면 단번에! 아아, 하나님!

저들이 회개를 했다면 저는 용서했을 것입니다. 저들이 잘못을 뉘우쳤다면 저는 그 자리에서 저들을 끌어안았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들은 회개하지도 않고 용서를 구하지도 않았습니다. 

하나님! 저들이 스스로 저지른 일에 대해 조금이라도 죄책감을 느꼈다면, 조금이라도 저에게 미안한 마음이라도 남아 있었더라면 저를 찾지 않았겠습니까. 저들은 저를 미디안 상인에게 팔아 넘겼습니다. 저들은 분명 그 상인이 이곳 이집트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것입니다. 저에게 조금이라도 미안한 마음이 있다면 제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정도는 궁금해하지 않겠습니까. 자신들의 눈앞에 있는 자는 이 나라를 다스리고 있는 총리입니다. 그 정도로 다그쳤다면 과거에 저지른 잘못을 회개하고 저에게 과거의 동생을 찾아 달라는 말을 할 수도 있지 않았겠습니까. 이 나라는 내 손바닥과도 다름이 없습니다. 저는 폐하의 이름으로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힘을 허락 받았습니다. 이집트에서 누군가를 찾아낸다는 것은 너무나도 쉬운 일입니다. 하지만 저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 요셉에 대해서는 끝까지 입을 다물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아, 왜 다들 이처럼 입을 다물고 있는지요. 그 중에서도 하나님, 저는 항상 하나님에 대해서도 야속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아시겠습니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