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소설] 요셉의 재회

[요셉의 재회] 제5장 추궁 제13회

홍성필 2021. 8. 12.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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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 추궁 제13회

당신의 하나님이 왜 그들을 이곳 이집트에까지 보내셨겠습니까. 당신에게 복수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고 믿으시나요? 당신을 가나안 땅에서 노예상인에게 팔아 넘긴 저들의 목숨을 빼앗도록 하기 위해서 당신 앞에 무릎을 꿇리셨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들의 죽음이 목적이었다면 벌써 옛날에 가나안 땅에서 죽이지 않았을까요? 아니면 당신의 하나님은 저들의 목숨을 거둘 만큼도 힘이 없어서, 저들의 피를 이 땅 위에 쏟게 하기 위해서는 당신의 힘을 빌려야 할 정도로 무력한 신인가요? 어서 대답해보세요. 

아니, 제가 굳이 이렇게 말씀 드릴 필요도 없겠지요. 당신은 이미 알고 계십니다. 당신의 하나님이 왜 저들을 당신에게 보냈는지 알고 계실 것입니다. 

당신은 그들을 만나고 두 번의 눈물을 보였습니다.

첫 번째는 그들을 처음 만났을 때였죠. 이는 분노의 눈물입니다. 증오의 눈물입니다. 원망의 눈물입니다. 복수의 눈물입니다. 제가 만약 그 눈물 앞에 있었더라면 저는 두려움 때문에 서 있을 수 조차 없었을 것입니다.

두 번째는 그들이 데려온 베냐민을 만났을 때였습니다. 이는 기쁨의 눈물, 사랑의 눈물이었지요. 당신은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베냐민을 껴안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와 동시에 당신은 당장이라도 칼을 뽑아 형님들의 목을 치고 싶으셨겠지요. 그 마음 안에 가득 찬 원한을 단숨에 풀어버리고 싶으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할 수 없었습니다. 처음에 그들을 만났을 때에는 베냐민이 없었지요. 하지만 베냐민을 데려오게끔 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필요했습니다. 그럼 두 번째는 어땠을까요? 저는 그들이 베냐민을 데려왔다는 소식을 듣고, 이제 그들의 목숨도 끝이 났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들이 베냐민을 데리고 왔다고 해서 당신이 형님들을 용서할 리 만무했기 때문입니다. 용서는커녕 당신은 지금 그들 모두를 죽이려고 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그들을 죽이고 베냐민만을 살려놓으실 생각이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할 수 없었습니다. 베냐민을 사랑한 당신은 그가 보는 앞에서 피 흘리기를 원하지 않으셨기 때문입니다. 어떻게든 그들로부터 베냐민을 떼어놓고 싶어 하셨지요.

제 걱정은 현실로 드러났습니다. 저들의 짐 속에 곡식을 채우고 역시 돈을 돌려 놓으셨습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베냐민의 짐 속에만 은잔을 숨겨 넣으셨지요. 

그 이유가 뭐죠? 당신의 신하들을 시켜서 그들의 짐 속을 수색하게 하고 난 다음, 베냐민의 짐 속에서 당신이 숨기도록 한 은잔이 발견되면 다른 형제들은 돌려보내고 베냐민만을 데려오게 하시려고 한 게 아닌가요? 다시 한 번 묻겠습니다. 그 이유가 뭐죠? 말씀을 안 해주실 건가요? 그렇다면 제가 말씀 드리겠습니다. 당신은 베냐민을 데려오게 한 후 그들을 보내놓고서는, 나중에 추격해서 그들을 모두 죽여버릴 작정이셨습니다. 제 말이 틀렸나요? 그렇게 놀라실 것까지는 없습니다.

그런데 이를 어쩌죠? 지금 들어온 소식에 의하면 베냐민만이 아닌 모든 형제들이 따라오고 있다고 하지요? 이제 기회는 없습니다. 당신이 사랑하는 베냐민 앞에서 그들의 목을 치지 않는 한, 더 이상 그들의 목숨을 빼앗을 방법이 없게 된 셈이지요.

이제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저런. 벌써 청지기가 도착했나 보군요. 마지막으로 한 말씀 올리겠습니다. 제발 부디 당신 마음 속에서 지혜의 샘이 마르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제5장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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