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야기

일본의 대학들 - 도쿄육대학 (東京六大學)

홍성필 2018. 5. 7.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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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도 1억이 넘는 인구 만큼 수 많은 학교가 있습니다. 학교라는 것은 단지 학문을 배우는 곳 만이 아니라, 그 나라의 역사나 문화에 대해 가장 민감하며, 또한 한 나라의 미래까지도 예상하게끔 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대학이라면 이는 우리나라의 경우에서도 볼 수 있듯이 그 나라의 사회에서 상당히 의미있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매우 특이한 곳이기도 합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대학이라면 아마도 도쿄대학(東京大學)과 와세다대학(早稻田大學)을 떠올릴 것입니다. 아, 참고로 일본에서는 일부 예외는 있으나 대체로 우리나라처럼 '대학교'라고 하지 않고 '대학'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흔히들 XX대학이라고 하는 건 아무래도 일본의 영향이 아닐까 하네요. 

위에서 언급한 두 대학 외에도 대표적인 대학은 있습니다. 이른바 도쿄 육대학(東京六大學)이라고 하여 도쿄대학, 와세다대학, 케이오의숙대학(慶應義塾大學), 메이지대학(明治大學), 릿쿄대학(立敎大學), 그리고 호오세이대학(法政大學)을 가리킵니다. 

이 중 와세다대학은 우리나라에서도 일제시대 때 유학을 간 분들이 많아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어디선가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유학을 많이 갔다 해도 여기 중에서 국립은 도쿄대학 뿐이며 와세다를 포함한 다른 곳은 모두 사립입니다. 

이 육개 대학, 특히 도쿄대학과 와세다, 그리고 케이오대학을 보면 일면 우리나라와 흡사한 대학컬러구조(?)를 보입니다. 즉, 도쿄대학은 흔히들 '서울대생'을분 떠올리는 학구적이면서 조금 골이 따분하면서도 칙칙한(--;) 이미지를 연상하시면 되겠으며, 와세다는 걸걸하면서 남자다운 고대생, 케이오대학은 센스가 있고 매력적인 연대생과 비슷합니다. 속어로서 케이오대생은 '케이오 보이(boy)'라고 불리는 반면 와세대생은 '와세다맨(man)'이라고 하며 조금은 투박한 이미지를 풍기는 듯 합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연고전처럼 소케이센(早慶戰)이 있어, 야구경기에서 케이오대생 응원단은 칼러플한 세련된 스웨터를 입고 있는 반면, 와세다 응원단은 사각모에 교복을 입고 게다를 신은 스타일을 좋아합니다. 

여러 면을 두고 이른바 선진국이라고 하는 일본은 우리나라에서도 문제시되고 있는 학벌이 오히려 더 많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컨대 도쿄육개대학이라고는 하지만 이는 메이지나 호우세이대학 보다도 더 좋은 대학이 있기도 하나, 취업조건에 아예 '도쿄육대학출신자'를 명시하는 곳도 있으며, 일본의 정부부처 중 가장 큰 힘을 가지고 있는 재무성(財務省)에서 신입직원이 들어오면 출신대학을 물어보지 않고 아예 '몇 기 졸업생이냐'고 묻는다고 합니다. 이유요? 그야 대학은 물어볼 것도 없이 당연히 도쿄대학 출신이니까 그렇지요. 

한편 이와는 조금 특별한 대학이 있는데, 바로 가쿠슈인대학(學習院大學)입니다. 

일본의 경우 재단이 빵빵할 경우 대학 만이 아니라 부속 고등학교, 중학교, 나아가 초등학교에서 유치원까지 가지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경우는 백이면 백 모두 사립입니다만, 이와 같은 사립학교에 들어갈 경우, 특히 대학 부속인 학교라면 끝까지 대부분 무시험으로 진학이 가능합니다. 그러니 심한 경우에는 유치원에 들어가서 계속 무시험으로 대학까지 진학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지요. 

서울에도 몇몇 사립대학이 유치원부터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고등학교 평준화가 이루어지고 사립학교의 자율성을 제대로 살릴 수 없는 우리나라에서는 그냥 '부속 초중고등학교'일 뿐이겠지요. 

가쿠슈인대학도 역시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함께 있습니다만 위에서 말한 '조금 특별한' 학교인 이유는 이 점만이 아닙니다. 그럼 어떤 점이냐구요...? 

(투 비 컨티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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