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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쿠슈인대학(學習院大學)의 특별한 점은 바로 황족(皇族)들을 위한 학교로 설립되었다는 점입니다. 

주지하시는 바와 같이 2차대전 패전 이후로 실권은 없어졌으나 아직까지도 남아있는 황족이 천황을 필두로 해서 존재하고 있습니다. 

메이지(明治)시대로 대변되는 천황중심의 통치사회에서 제정된 이른바 '대일본제국헌법'의 제1장 천황편 제1조에 '대일본제국은 만세일계(萬世一系)의 천황이 이를 통치한다'고 명시되어있었을 정도로 강력한 통치권을 가지고 있었으나 현 '일본국헌법'에는 '천황은 일본국의 상징이고 일본국민통합의 상징이며 이 지위는 주권을 갖는 일본국민의 총의(總意)에 바탕을 둔다'는 식으로 바뀌어, 마치 국화(國花)나 국기처럼 한 나라의 상징으로 자리맥임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내각총리대신(內閣總理大臣:수상)과 최고재판장(우리로 말하자면 대법원장)의 임명권을 가지고 있기는 하나, 총리는 국회의 지명에 따라서, 그리고 최고재판장은 내각의 지명에 따라 임명을 하는 것이기에 사실상 결정권은 없는 셈입니다. 

그래도 어찌 되었든 일본국회건물 바로 근처인 일등지 일대에 거대한 황거(皇居:천황을 비롯한 황족이 사는 곳)가 자리잡고 있으며, 일거수 일투족이 일본국민의 주목을 받을 정도로 모든 관심이 집중되고, 제아무리 수상이라 해도 때로는 삼류연예인처럼 푸대접을 하는 언론들 마저도 우리 만큼 존댓말의 구분을 명확하게 사용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황족에 대해서는 깍뜻히 최대한도의 경어를 쓰는 모습을 보면 아직도 일본국민들 내부에 자리잡고 있는 천황의 위치는 적지 않은 듯합니다. 

황·귀족을 위해 세워진 가쿠슈인에는 2차대전 전까지만 해도 황족과 귀족이 아니라면 상당히 입학하기 힘들었다고 합니다. 더구나 황·귀족에게는 가쿠슈인 등록금이 전액 면제가 되었으므로, 등록금을 내야하는 소수 일반학생들은 등록금을 남들이 안보이도록 품에 숨기며 내러갔다고 하는 씁쓸한 얘기도 있습니다. 

지금까지도 황·귀족은 무시험으로 가쿠슈인에 들어갈 수 있으므로 보통 유치부부터 입학을 하며, 등록금도 여전히 일반학생들만이 내야 하지만 예전과는 달리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므로 등록금을 낸다는 것이 수치스럽게 느껴지는 일로 여겨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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