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소설] 요셉의 재회

[요셉의 재회] 제1장 결단 제4회

홍성필 2021. 8. 13.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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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결단 제4회

 그리고 나는 어딘가로 팔려갔네. 그곳이 황제폐하의 친위대장 보디발 장군 댁이었지. 나는 겁에 질렸었소. 이집트 말도 모르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몰랐으니 말이오. 그러나 보디발 장군은 자비로우셨네. 예닐곱밖에 안 되는 어리고 비천한 노예에 불과한 나를 홀대하지 않으셨소. 아니, 홀대는커녕 얼마 뒤에는 집안 일을 모두 내가 관리하도록 해주셨다네.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그 은혜에 보답해드리기 위해서라도 나는 열심히 일했소. 넓은 저택을 정비하고, 가족 분들을 보살피기 위해 식량창고 관리와 청소, 빨래, 요리에 자금관리까지 모든 것을 내게 일임하셨소. 나는 새벽에 눈을 뜨고부터 밤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열심히 일했네.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리도 열심히 일했는지 모를 정도라오. 노예신분에 지나지 않았던 나한테는 꿈도 희망도 없었소. 다만 아버지로부터 들었던 여호와 하나님만을 생각했네. 
 그렇다고 오해하지 마시오. 내가 무슨 천성이 선하거나 신실해서가 아니오. 이국땅으로 끌려온 내가, 어머니는 이미 세상을 떠나고 아버지는 생사조차 모르는 내가, 피붙이 형제들로부터 배신을 당하고 노예로 팔려갔던 내가 의지할 것이 무엇이었겠소.
 야곱의 하나님, 나를 사랑해주셨던 아버지가 그토록 믿고 의지했던 하나님. 내가 하나님을 믿고 의지했던 이유를 묻는다면, 그것은 내가 아버지를 믿고 의지했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오. 나를 그토록 아꼈던 아버지가 섬기는 하나님이 나를 버리실 리가 없지 않겠는가. 물론 아무런 근거도 눈에 보이는 표적도 없었네만, 나는 내 아버지 야곱의 하나님이 없다면 단 하루도 버티지 못했을 것이네.
 기쁨? 행복? 평안? 그렇지. 그런 것을 바랄 틈도 없었소. 그저 먹을 걱정 없고 비바람을 피할 수만 있었다면 그것으로 나는 족했었소. 장군이 내게 베풀어주시는 은혜에 감사하며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내 인생의 전부였지. 그리고 그것이 바로 내 기쁨과 내 행복과 내 평안을 얻는 길이라고 생각했소. 그런데 어찌 그런 말도 안 되는 봉변이 일어난단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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