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소설] 요셉의 재회

[요셉의 재회] 제4장 의문 제10회

홍성필 2021. 8. 12.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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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의문 제10회

베냐민 : 형들은 모르셨겠지만, 저는 그늘에 숨어서 다 보고 있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달려가서 큰 소리로 외치고 싶었지요. 이러지 마시라고. 형 좀 살려달라고. 제발 살려달라고 말이에요.

- 조용히 흐느낀다.

베냐민 : 하지만 저는 너무나 무서웠어요……. 형들이 저희 형제들을 죽일까봐서요. 먼 옛날 아담과 하와의 아들 아벨이 가인에 의해 살해당한 것처럼 우리 형제들도 죽을까봐서요. 무서워서 못했어요. 무서워서, 무서워서, 무서워서, 무서워서…무서워서요. (갑자기 큰 소리로 유다를 보며) 정말로! 정말로 무서웠어요!

- 조용히 흐느낀다.

베냐민 : 그 때부터 저는 변했습니다. 아무 것도 안 봤다. 아무 것도 안 들었다. 하지만 어떻게 <요셉> 그 이름을 잊을 수가 있겠어요. 저는 형님들이 정말 부러웠어요. 어머님도 계시고 형제들도 있잖아요. 단 형님과 납달리 형님을 볼 때도 부러웠어요. 갓 형님과 아셀 형님을 볼 때도 부러웠어요.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와 형제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없었어요. 저를 낳아준 라헬 어머님은 낳자마자 돌아가셔서 얼굴도 모릅니다. 그리고 요셉 형은 그렇게 처참한 모습으로 제 곁을 떠나갔습니다……. 

유다 : 베냐민……. 그건…….

베냐민 :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형님들도 그 때는 젊었죠. 하지만 제 외로움은 그 때부터 시작했습니다. 어머니 얼굴도 모르는 저를 항상 지켜주던 요셉 형이 그렇게 떠나가고 난 다음, 저는 우리 가족 중에서 죄인처럼 살았어요. 숨도 죽이고 살았어요. 유다 형님은 그날 이후 아마도 제 입에서 <요셉>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을 못 보셨을 거예요. 그렇죠. 저는 무서워서 요셉 형 이름을 입에 올리지도 못했어요……. 무서워서……. 정말 무서워서요……. 그래서 외로울 때, 힘들 때는 아무도 없는 곳에 가서 이름을 불러보았습니다. 요셉……. 요셉……. 누가 들을지도 몰라서 한 번 말할 때마다 혹시나 하고 주위를 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또 불러봅니다. 요셉……. 요셉……. 그리고는 항상 얼굴을 깨끗하게 씻고 집으로 돌아갔지요. 여름에도 겨울에도 몇 번이나 얼굴을 씻었습니다. 눈물 자국이 보이면 형님들한테 혼날 것만 같아서요…….

- 베냐민, 긴 한숨을 쉰다.

베냐민 : 그 동안 참 길었습니다. 13년~14년이라는 세월이 제게는 얼마나 길었는지 모릅니다. 이제 저도 나이를 먹고 가족을 얻게 되었어요. 아이도 열 명이나 얻었습니다. 저는 더 이상 외롭지가 않아요. 가족이 있기에 이겨낼 수 있어요. 가족들로부터 힘을 얻어 하루하루 살아왔습니다. 

- 베냐민, 유다한테 다시 다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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