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소설] 요셉의 재회

[요셉의 재회] 제5장 추궁 제9회

홍성필 2021. 8. 12.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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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 추궁 제9회

당신은 누구보다도 그들을 만나고 싶어하셨습니다만, 아무리 기다려도 그들이 움직이려는 기색이 안 보입니다. 당신은 속이 탔겠지요. 아마도 그들이 온다는 소식을 지난 2년 동안을 밤낮없이 기다리셨을 것입니다. 

그들이 이 쪽으로 출발했다는 소식을 듣고 당신은 대단히 기뻐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갑자기 안 만나겠다고 하셨습니다. 절대로 만나지 않겠다고 호통을 치셨지요. 저는 처음에 그 이유를 알지 못했으나 곧 알게 되었지요. 이유는 단 하나. 그들 무리 속에는 당신이 그토록 사랑하는 베냐민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아아, 베냐민, 베냐민, 베냐민……. 당신은 그들이 오면 당연히 베냐민도 함께 올 줄 아셨겠지요. 그런데 보이지 않아요. 몇 번을 확인해도 그들은 10명이었습니다. 당신은 긴장했지요. 초조해했습니다. 베냐민이 살았는지 죽었는지조차 알 수 없습니다. 당신은 계책을 생각해냈습니다.

먼저 당신은 시므온을 인질로 삼았습니다. 르우벤도 아닌 시므온을 결박하라고 명하신 것입니다. 다른 사람 같았으면 장자인 르우벤을 결박하거나, 비열한 인간이라면 그 중에서 제일 어린 이를 선택했겠지요. 당신도 그런 생각을 하셨을 것입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르우벤을 결박하라고 하셨으나, 곧바로 당신은 생각을 바꾸어 시므온을 결박하라고 했을 때 저는 의아했습니다. 왜 당신은 장자인 르우벤도, 나이 어린 스불론도 아닌 둘째인 시므온을 택하셨을까.

이유는 간단하죠. 가나안 땅에서 그 사건이 일어났을 때 장남인 르우벤은 다른 형님들과 달리 당신을 살려주려고 했던 그 은혜를 여전히 기억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르우벤이 아닌 시므온을 인질로 잡아놓았던 것입니다. 저는 그 순간 모든 것을 깨달았습니다. 무엇을 깨달았는지 궁금하신가요? 그것은 진실입니다. 당신의 본심입니다. 당신은 용서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을 용서하지 않았습니다. 피를 나눈 당신의 형제들을 용서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다음으로 형님들한테 요구했던 것이 무엇이죠? 당신은 시므온을 인질로 삼고서 막내인 베냐민을 데려오라고 명하셨습니다. 당연하지요. 처음부터 그것이 당신 목적이었으니까요. 그리고 그들로부터 받은 돈을 양식과 함께 몰래 그들의 짐 속에 감추어두셨지요? 설마 이것이 자비로운 당신의 배려? 아니요. 그럴 리가 없습니다. 당신은 그들로부터 돈 한 푼 받고 싶지 않았던 것입니다. 더러운 그 돈을 그대로 돌려주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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