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소설] 요셉의 재회

[요셉의 재회] 제5장 추궁 제10회

홍성필 2021. 8. 12.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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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 추궁 제10회

당신 아버님도 대단하시더군요. 둘째 아들이 사로잡혀 있는데도 아버님은 막내이자 당신의 유일한 친동생을 보내지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 그 때 가져간 식량이 바닥난 후에야 베냐민을 보내셨습니다. 당신은 하루를 천 년 같이 그들을 기다리셨죠. 

처음에는 그들을 만나지 않겠다고 했었지만, 이제 입장이 역전되었지요. 당신은 그들을 애타게 기다리는 입장이 되고 만 것입니다.

제게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었죠? 오랫동안 보지 않았기에 얼굴을 알아볼 수 있을지나 모르겠다는 말씀을요. 하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 얼굴 윤곽, 이목구비나 피부나 머리카락. 어찌 몰라볼 수가 있겠습니까. 그를 처음 본 저도, 당신의 동생 베냐민을 처음 본 저도, 그가 당신과 한 핏줄임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닮았더군요. 베냐민의 얼굴을 확인한 뒤에야 비로소 아버지의 안부를 물으실 정도로 당신은 베냐민한테만 빠져있었습니다.

당신은 다음으로 그들에게 잔치를 베풀었지요. 그들은 자기들이 말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당신이 그들을 나이 순서대로 앉히는 것을 보고 놀라워하더군요. 모르셨나요? 그도 그럴 것이 당신은 베냐민만을 보고 있었기 때문이겠지요. 그리고 당신은 베냐민에게만 음식을 다섯 배나 되는 양을 덜어주었습니다. 호호호. 어떻게 혼자서 다 먹으라고요. 당신은 당신 나름대로 베냐민에게 무엇이든지 해주고 싶었겠지요. 그러나 무엇을 해주면 좋은지를 그 정도로 모르고 계셨던 것입니다.

이유야 어떻든, 당신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저도 좋았습니다. 당신이 그렇게 어린 아이처럼 즐거워하는 모습을 오랫동안 보지 못했었거든요. 

당신은 지금 취했습니다. 아니요. 포도주보다도 훨씬 독한 베냐민이라는 술에 취했습니다. 

그 뿐만이 아니라 당신은 권력이라는 술에도 취했을지도 모르겠군요.

폐하께서 당신에게 하셨던 말씀을 기억하시나요?

“너는 내 집을 다스려라. 이집트에 있는 나의 모든 백성이 네 명령에 복종할 것이니, 내가 너보다 높은 것은 내 보좌뿐이다”라고 하실 정도로 당신은 실질적인 이집트의 지배자입니다. 

당신은 위대하십니다. 당신의 말 한 마디로 저들의 목숨을 순식간에 날려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만한 힘을 당신은 가지고 계십니다. 당신의 명철함과 당신의 순결함, 당신의 충성심을 본다면 그만한 힘을 가져 마땅합니다. 지금까지 그 힘을 함부로 쓰신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과거의 어떤 위대한 군주보다도 당신은 현명하고 지식과 지혜로 넘치십니다. 당신은 이 몇 년 동안 폐하는 물론이고 저 또한 실망시키신 일이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형제 분들을 만나고서 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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