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소설] 요셉의 재회

[요셉의 재회] 제1장 결단 제1회

홍성필 2021. 8. 14.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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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결단 제1회

등장인물 : 
사브낫·바네아(요셉) : 이집트 총리

장소 :
이집트 총리 집무실




 안 만나겠소. 안 만나겠소이다. 안 만난다 하지 않았소. 내가 왜 그들을 만나야 한단 말이오. 이 보시게 아스낫. 당신도 내 마음을 알아주지 못 하시겠는가. 내가 그들을 만나서 무슨 말을 하라는 것이오. 단돈 몇 푼 받고 식량을 나누어주기라도 하라는 말이오? 나는 그리 할 수 없소이다. 내가 저들한테 어떠한 수모를 당했는지, 당신도 알지 않소이까.
 내 고향 가나안. 나는 거기서 생을 얻고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랑을 받으며 살았던 그리운 내 고향. 내게는 어머니가 넷이 있었네. 레아와 그의 시녀 실바, 라헬과 그의 시녀 빌하. 계보 상으로는 모두 내 어머니이고 그 분들이 낳은 자식들은 모두 내 형제인 셈이지. 하지만 나를 낳아주신 진정한 어머니는 라헬 한 분뿐. 너무나도 아름답고 지혜로운 분이셨네. 이는 내 어머니라서 하는 말이 아닐세. 지금까지 몇 번이고 말해오지 않았었나. 그렇기 때문에 내 어머니는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할 수 있었네. 아무리 레아 어머님이 우리 어머니의 형님이라 해도, 그 누구도 내 어머니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을 방해하지는 못했네. 아버지 야곱과 어머니 라헬과의 사랑은 이 세상에서 가장 신성하고 아름다운 사랑이었지. 저 하늘 위의 천사라 하더라도 어찌 그 사랑을 막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레아, 실바, 하물며 빌하 어머님이 자식을 모두 열한 명이나 낳으시는 동안, 가엾게도 내 어머니는 자식을 얻지 못했었지. 이런 것을 두고 하늘이 평등하다고 누가 말한다면, 나는 그 입에 저주를 퍼붓고 싶었을 걸세. 평등? 그런 말은 그리 쉽게 입에 담는 법이 아닐세. 자신의 시녀까지 아들을 얻었건만, 아무리 아버님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하더라도 아이를 가질 수 없다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어머니는 나를 잉태하시고 낳으셨네. 얼마나 기뻐하셨겠는가. 아버지에게는 많은 자식들이 있었으나, 나는 모든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살았네. 온 천하가 다 내 것이었지. 아침에 눈을 뜨고 밤에 잠들 때까지, 나는 먹는 것 입는 것 모두가 아버지의 사랑과 어머니의 기쁨으로 흠뻑 젖어있었다네.
 십여 년 후, 어머니는 다시 아이를 가지셨지. 어머니가 아이를 가졌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부터 아버지도 너무나 기뻐하셨네. 황공하옵게도 폐하께서 하사해주신 내 이름은 ‘사브낫·바네아’이지만, 내 어머니가 붙여주신 이름은 요셉일세. 요셉, 요셉……. 이는 ‘더하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이름일세. 하나님께서 아들을 더해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져 있는 것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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