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소설] 요셉의 재회

[요셉의 재회] 제5장 추궁 제6회

홍성필 2021. 8. 12.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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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 추궁 제6회

얼마 있자 한 청년이 왕실 안으로 이끌려 왔습니다. 당신을 처음 본 것은 바로 그 때였습니다. 처음으로 당신을 보았을 때의 인상은 놀라웠습니다. 치사함이라뇨. 간교함이라뇨. 당신의 눈빛은 실로 맑았습니다. 투명했습니다. 그리고 어디를 보더라도 마치 당신이 바라보는 그 곳이 새카맣게 타 들어갈 것만 같이 강렬했습니다. 

폐하도 같은 생각이셨을 것입니다. 당신을 보신 후 잠시 말씀을 하지 못하셨지요. 무언가에 대단히 놀란 듯한 모습이셨습니다. 술 담당관이 독려한 다음에야 꿈에 대한 말씀을 시작하셨지요. 그러자 더욱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당신의 입이 한 번 열리더니 마치 봇물이 터지듯 쉴새 없이 놀라운 해석이 쏟아졌습니다. 그와 같은 말씀은 제가 지금까지 들어본 적도 없는 신비로운 것들이었습니다. 생각조차 하지 못한 해석이었습니다.

당신은 그토록 놀라운 말을 단 한 번도 막힘 없이 말씀하셨지요. 당신이 말을 마치자 폐하를 비롯하여 다른 모든 신하들이 넋을 잃고 바라보았습니다. 아무리 학식이 높고 자존심이 강한 그들이라 한들 그 누가 당신의 해석에 토시 하나라도 붙일 수가 있었겠습니까. 당신의 표정은 말씀을 시작할 때와 똑같았습니다. 얼굴에서는 천사와도 같은 광채가 나는 듯했습니다. 그 광채는 왕실 안 전체를 비추고도 남음이 있었습니다.

폐하는 즉시 그 자리에서 당신에게 이집트의 총리라고 하는 높은 관직과 모든 권한을 하사하셨지요. 그리고 며칠 후 저희 아버님을 통해 폐하께서 직접 혼담을 제안하셨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아버님께서는 즉석에서 폐하의 명을 받들겠다고 하셨다고 하니, 제게는 이를 거절할 권한은 없습니다.

솔직히 말씀 드리자면 불안했습니다. 첫째도 둘째도 당신이 고위 관직에 오른 인물이었기 때문입니다. 

이곳 왕궁은 질투와 시기가 난무하는 세계. 아무리 권모술수에 능한 이라 하더라도 하루아침에 먼지가 되어 날아가버리는 세계입니다. 당신이 보디발 장군 댁 감옥에 갇혔을 때 만났던 술 담당관님과 요리 담당관님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처럼 무소불위의 권세를 가진 자라도 모함과 모략의 덫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습니다. 지혜로운 술 담당관님은 풀려났으나 요리 담당관님은 결국 나무에 달리고 말았잖아요. 황제 폐하의 총애를 받는 당신도 언제 그 무서운 덫에 걸려 희생될 지 모르는 것이 이곳 왕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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