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소설] 요셉의 재회

[요셉의 재회] 제5장 추궁 제2회

홍성필 2021. 8. 12.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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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 추궁 제2회

당신은 곳곳에 창고를 세우고 넘쳐나는 곡물들을 철저하게 저장했습니다. 누구는 이 때를 이용하여 병력을 늘려서 강한 군사력을 기르자고 주장하기도 했지요. 그 동한 한결같이 당신을 지지해왔던 폐하께서도 이 때만은 잠시 흔들렸습니다. 그럴 만도 하지요. 폐하의 야망은 너무나도 큽니다. 이 세상에 있는 모든 나라들을 삼킨다 하더라도 채워지지 않겠지요. 그런 폐하께서는 당연히 강한 군사력을 원하셨습니다. 이처럼 재물이 넘쳐나고 가축이 넘쳐나고, 그리고 곡물이 넘쳐나는 지금이야말로 군사력 증강을 위한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셨겠지요. 하지만 당신의 방침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망설이시는 폐하 앞에 선 당신은 단호했습니다. 

지금 군사력을 키우게 되면 향후 분명히 다가올 흉년이 닥쳤을 때 병력 유지를 위하여 더 많은 식량이 소모된다. 장차 올 흉년은 이집트만이 아니라 이 세상 전체를 뒤덮을 것이며, 그 때를 대비하여 식량을 저장해놓는다면, 화살 하나 쏘지 않고도, 말 한 필 쓰지 않고도 천하를 수중에 넣으실 수가 있을 것이다.

아무리 폐하라 하여도 흔들림 없는 당신을 반대하실 수는 없으셨나 봅니다. 폐하께서는 이후 사브낫-바네아의 명을 거역하는 자는 극형으로 다스릴 것이라는 칙령을 내리셔서 그 누구도 당신의 정책을 반대하지 못하도록 만드셨습니다.

저는 너무도 자랑스러웠습니다. 제가 사브낫-바네아의 아내라는 사실이 얼마나 자랑스러웠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불안한 마음에 사로잡혔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이집트 신하들의 시기심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 아버지 제사장 보디베라도 항상 그 점을 걱정하셨습니다.

아무리 폐하께서 칙령을 내리셨다 하더라도 그들의 모략은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기다렸지요. 대풍년이 끝나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예언한 7년이 지나 흉년이 오지 않을 경우, 그들은 당신을 폐하께 고발할 속셈이었습니다. 이집트의 부흥을 가로막는 거짓 선지자라는 낙인을 찍고 권좌에서 끌어내리려고 했던 것입니다.

저는 제 처지가 너무나도 슬펐습니다. 풍년 기간 동안 이집트에는 황금이 넘쳐났기에 모든 백성들이 은을 귀하지 않게 여겼습니다. 땅에 떨어진 돈도 줍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집트 백성의 한 사람으로서 이 놀라운 풍년이 영원토록 이어지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저는 흉년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흉년이 오지 않으면 당신이 어려움에 처하게 됩니다. 아니요. 당신만이 아닙니다. 권력을 탐하는 그들은 당신을 끌어내리는 것만으로도 부족하여 어쩌면 당신을 세우신 폐하까지도 위기로 몰고 갈지 모릅니다. 아아, 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요. 생각만 해도 가슴이 찢어질 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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