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소설] 요셉의 재회

[요셉의 재회] 제2장 갈등 제13회

홍성필 2021. 8. 13. 06:05
반응형

제2장 갈등 제13회

유다 : 인간적으로 보면 물론 그렇습니다. 아브라함과 롯의 아버지인 하란은 형제이고 그 아버지는 데라이니 틀림없는 한 핏줄입니다. 그러나 하나님 안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부르실 때에 큰 민족을 이루게 하고 복이 되실 것을 약속하십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원하지 않았던 롯을 데리고 떠나는 순간부터 고난은 시작합니다. 가나안 땅에 들어가자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내가 이 땅을 네 자손에게 주리라”라는 말씀 단 한 마디를 하십니다. 이게 축복의 말씀인가요? 아니요. 축복은커녕 자칫하면 아브라함에게 있어서 저주의 말씀으로도 들릴 수가 있습니다. 잘 들어보세요. “내가 이 땅을 네게 주리라”가 아니라, “네 자손에게 주리라”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러니까 이 말씀은 “내가 너를 부를 때 약속한 것처럼 네 자손들로 큰 민족을 이루게 해서 이 땅을 네 자손에게 주겠다. 그것은 이미 약속했으니 그렇게 하겠지만, 내 명을 어긴 (앞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큰 소리로) 너한테는 주지 않겠다!” 이 말씀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시므온 : 야야, 이거 너무 비약 아냐? 내가 아는 하나님은 그렇게 매정하진 않으실텐데 말이야. 유다야, 네가 아까 말한 대로 소돔에서 롯을 구해주기까지 하셨다면서. 그런데 롯을 데려왔다고 해서 그러시기야 하겠냐.

유다 : 말씀을 들어보세요. 하나님은 아까 그 한 말씀. 이 땅을 네 자손에게 주리라고 하신 말씀 이후로는 입을 다무십니다. 벧엘 동쪽에 가서 제단을 쌓고 하나님을 불러도 침묵을 지키십니다. 마침내 그 땅에는 극심한 가뭄이 들자 아브라함은 약속의 땅을 헌신짝 버리듯이 포기하고 이집트로 갑니다. 거기서는 자신의 아내인 사라를 황제한테 빼앗길 위기에 처하는 수치를 겪을 때에도 하나님은 아무런 말씀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또다시 롯과 함께 가나안으로 돌아와서, 역시 앞서 제사를 드렸던 곳에서 제단를 차리고 하나님을 불러도 대답이 없습니다. 이윽고 두 사람의 재산이 늘어감에 따라 그 땅이 비좁아지자 두 집안의 목자들이 서로 다툽니다. 어쩔 수 없이 아브라함은 조카 롯에게 헤어질 것을 제안하고, 그 결과 롯은 당시까지는 풍요로웠던 소돔을 선택하게 되어 아브라함의 곁을 떠납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순간을 얼마나 기다리셨는지 모릅니다.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명령으로 돌아오는 그 순간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하나님께 순종함으로 돌아오는 그 순간을 애타게 기다리셨을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롯이 아브라함 곁을 떠나자마자, 그 동안의 침묵을 깨고 아브라함에게 말씀을 시작하십니다. 그 말씀은 예전처럼 “네 자손에게 주리라”라고 하셨던 차가웠던 말씀이 아니라, 다름 아닌 축복의 말씀, 처음 아브라함의 귀에 들려왔던 그 말씀, 그 음성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동서남북을 바라보라고 하시면서, 보이는 이 땅을 그냥 ‘네 자손에게’가 아닌 이제는 ‘너와! 네 자손에게 영원토록! 주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이것을 보더라도 하나님은 아브라함이 롯과 결별하기를 바라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천사를 보내셔서 롯을 구하신 것도 어디 의인이라서 그러셨나요? 소돔 주민들에 비하면 그야 조금은 나았을지는 모르지만, 결국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생각해서, 아브라함을 사랑하는 마음에 구해주신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만약에 롯이 같은 핏줄이라고 해서 그의 아들인 모압 자손과 암몬 자손들과도 함께 살아야 한다고 하면, 이는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불러내신 이전으로 돌아가자는 말과 다름이 없습니다.

단 : (유다를 바라보며) 형, 옛날 일들은 다 잊어버리고 그냥 다 같이 모여서 살면 안 되는 거야? 아브라함이다 롯이다 이스마엘이다 이삭이다 하고 따지지 말고 말이야. 그렇게 되면 전쟁도 없고 서로 사이 좋게 지낼 수 있는 거잖아.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