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소설] 요셉의 재회

[요셉의 재회] 제3장 고뇌 제18회

홍성필 2021. 8. 12.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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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고뇌 제18회

그러나 제가 누구입니까. 그렇습니다. 저는 야곱입니다. 장자의 명분을 빼앗고, 아버지의 마지막 축복도 빼앗은 제가 이 정도로 포기를 하겠습니까. 라반이 그렇게 나온다면 저는 물러설 수 없지요. 라반이 라반이라면 야곱도 야곱입니다.

이제부터는 제가 움직일 차례입니다. 우선 버드나무와 살구나무, 그리고 플라타너스의 푸른 나뭇가지들을 모아와서는 껍질을 벗겼습니다. 이를 양들이 물 마시는 곳에 꽂아두면 얼룩무늬가 생깁니다. 왜 이렇게 했냐 하면, 가축들은 이 물 마시는 곳에 와서 짝짓기를 하거든요. 얼룩무늬 나뭇가지를 보고 짝짓기를 한 가축들은 얼룩무늬 새끼들을 낳고, 이를 보지 않고 짝짓기를 한 가축들은 무늬 없는 새끼들을 낳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튼튼한 가축들이 짝짓기를 할 때에는 이 얼룩무늬 나뭇가지들이 보이게 하고, 허약한 가축들이 짝짓기를 할 때에는 이 나뭇가지들이 안 보이게 했던 것입니다.

그러자 어떻게 되었겠습니까. 허약한 양과 염소들, 무늬 없는 가축들은 모두 라반의 것이요, 튼튼한 가축들, 얼룩무늬 가축들과 검은 색 양들은 모두 이 야곱의 차지가 되었던 것입니다. 멋지지 않습니까? 여러분, 이게 야곱의 실력입니다! 천재적이지 않습니까? (손짓으로 박수를 재촉한다)

그렇습니다. 이게 바로 야곱이 살아가는 방식입니다. 한낱 라반이 어떻게 저를 당해낼 수 있겠습니까. 6년이 지나자 제 가정은 흥하고 라반의 가정은 쇠하여 갔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을 라반과 그의 아들들이 달갑게 여길 리가 없습니다. 라반의 아들들을 보면 그 아버지에 그 자식들입니다. 처음에 자기 아버지로부터 무늬 있는 가축들을 물려받은 그들은, 제 몫이 늘어가는 것을 보고, 자신들의 몫을 제가 가로채고 있는 듯한 착각을 했는지 저를 시기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얀 가축들도 제 손에 걸리면 건강하고 튼튼한 얼룩무늬 가축들이 나오는 것을 보고, 마치 자신들 것을 제가 빼앗아가는 것처럼 보였나 봅니다. 

기가 막힐 노릇이지요. 딱한 녀석들입니다. 결국 그들은 자신들의 아버지한테 일러바칩니다. 그래도 자존심이 쥐꼬리 만큼은 있었는지, 자신들 몫을 빼앗긴다고는 하지 않고, 제가 라반의 것을 빼앗는다고 한 것입니다. 어차피 마찬가지입니다. 억지도 유분수 아닙니까. 한심하기 짝이 없지요. 하지만 자기 새끼들이 귀여워서였을까요. 아니면 자기도 시기가 있어서였을까요. 라반은 저를 미워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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